반짝반짝 작은 별~

잡담

"나"라는 사람 - 1

open_alpaca 2024. 9. 14. 01:47

꽤 오랜만에 쓰는 글인거 같다. 오랜만에 쓰는 글이 늘 그렇듯이 글을 쓰게 되는 계기가 있었다.

그리고 그 계기가 긍정이냐 부정이냐에 따라 이 뒤의 분위기도 따라올 것이다.

안타깝게... 부정에 가까울 듯하다. 

 

최근에 삽질을 좀 했다. 여태 살면서 먼가 후회한 일이 없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좀 많이 후회하고 있다.

먼가 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돌고돌아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고민하게 되었다.


퇴고를 거친 정제된 글이라기보단, 생각나는대로 쓰는 수필에 가까울 예정이니, 먼 소리야 하면서 화내지 말아줬으면 한다.

 

"나" 라는 사람의 정체성이 언제 생겼는가 하면 항상 떠오르는 소설 책들이 있다.

스미노 요루의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또 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 세 작품이다.

우연찮게 모두 같은 작가인데, 읽기 편하면서 나에게 많은 생각할 것들을 던져주었던거 같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플라토닉적인? 순수한? 사랑에 대한 느낌을 받고, 동경하게 만든 소설이다.

사랑에 대한 환상?(아직 연애를 해보지 못하여) 을 나에게 만들어 주었다.

그저 보기만 해도 좋고, 방금 전까지 보더라도 또 보고 싶은 그런 마음을 동경하게 된다.

내가 얼마나 희생하더라도 상대가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그런 기분을 느껴보고 싶다고 종종 느낀다.

 

소설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대사가 나온다.

"우연이 아니야. 우리는 모두 각자의 선택을 통해 이 자리에서 만난거야."

우연이라 치부하는게 아닌 우리의 선택, 우리의 의지를 강조한다. 

우연이 아닌, 나의 선택이기에 과거를 후회하지 않는다. 과거의 나를 부정하지 않는다.

과거의 선택이 지금의 나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하지만.... 정말 후회하지 않는가? 부정하지 않는가? 그저 긍정만 해야하는가?

당연히 후회한다. 부정하고 싶다.

지금은 그런 생각이 든다. 그런 감정도 결국 나이며, 일종의 나의 감정의 선택이다.

후회되면 후회하고, 부정하고 싶으면 부정한다. 그저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아지면 된다.

여태의 강박적인, 나의 선택에 대한 긍정을 버리고 그저 그대로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자.

 

쓰면서 문득 "인사이드 아웃" 가 떠오른다.

1편, 2편 모두 오직 긍정적인 것(기쁨이라는 감정, 좋은 기억들로만 형성된 자아)만을 받아들이는 주인공에서,

부정적인 것까지 받아들여 성장하는 주인공과 감정들의 모습이 보인다.

긍정만이 "나" 가 아닌, 부정 또한 "나"이며, 여태는 그저 외면하지 않았나. 주인공의 초기와 같지 않았나 싶다.

아직 10대같은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일까

영화를 본 직후에는 미쳐 생각치 못한 생각들이 떠오른다.

 

이 소설을 통해, 순수한 사랑에 대한 동경, 나 자신의 선택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자, 주인공과 같은 행보를 가지고자 노력했던거 같다.

재수 기간에 지치면 종종 읽기도 했던, 나의 자아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던 책이다.

 

이에 더 나아가, 자신의 선택을 믿듯이 주변인의 선택을 믿고 맡기고자 하는 성격이랄까, 성향?이 발달하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추측한다.

순수한 사랑에 대한 동경은 내면을 중시하고 싶은 마음으로 발전되지 않았을까.

나에 대한 순수한 마음이 담긴 시선과 표정, 그런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랑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너가 그저 행복했으면 좋겠다. 만약 슬프다면, 화가 난다면, 같이 울고, 같이 짜증을 내고 싶다.

 

글이 길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 각 책을 주제로 한 이야기를 쪼개보고자 한다.

남은 2권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그래서 느끼는 나자신에 대한 성찰 글 1편으로 돌아오고자 한다.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라는 사람 - 2  (1) 2024.09.14
칭찬타임에 대한 칭찬타임  (5) 2024.03.09
만만함에 대하여(feat. 내가 만만해애애애?)  (3) 2024.03.06
50문 50답  (2) 2024.01.28
와 블로그 축전~  (3) 2023.12.20